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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요로 다케시의 '바보의 벽' 도서 리뷰🔰왜 우리는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가

by echopresso2030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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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일본에서 출간된 '바보의 벽'은 출간 직후 일본 신서 사상 최단 시간에 판매 부수 100만 부를 기록하며 출판계를 강타했습니다.

 

 

현재 누적 판매량 1,000만 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이 책은 일본 신서 사상 최대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으며, 한국에서도 2003년 번역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해부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요로 다케시가 펼치는 '바보의 벽' 이론은 현대 사회의 소통 부재와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뇌의 작용으로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합니다.

요로 다케시의 '바보의 벽' 도서 리뷰

🔰 요로 다케시, 일본의 대표적 지성

요로 다케시는 1937년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해부학을 전공했습니다. 도쿄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5년 퇴임하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과 의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독특한 접근법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바보의 벽'을 통해 개인의 문제와 사회 현상을 뇌과학, 해부학 등을 접목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의 다른 저서로는 '바보의 벽을 넘어서', '죽음의 벽', '유뇌론', '일본 문학과 몸' 등이 있습니다.

🔰 '바보의 벽'이란 무엇인가?

'바보의 벽'이란 사람들 간의 소통과 대화를 가로막는 뇌 속의 장벽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면 통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단언합니다. 인간의 뇌는 알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보를 차단해 버리는 구조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바보의 벽'의 존재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설명합니다. 그가 대학 강의에서 임신과 출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줬을 때, 여학생들은 대부분 새로운 것을 알았다고 반응한 반면, 남학생들은 이미 보건 수업에서 배웠다며 무관심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정보를 대하는 자세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남학생들은 출산에 대해 실감을 갖지 못하므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자신이 알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차단해 버리는 '바보의 벽'을 세운 것입니다.

 

📍 뇌 속의 일차방정식 모델

요로 다케시는 '바보의 벽'을 뇌의 활동으로 설명합니다. 그는 뇌가 y=ax라는 일차방정식 모델을 통해 움직인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x는 뇌로의 입력, y는 출력이며, a는 '현실의 무게'라는 계수입니다.

 

어떤 사안에 관해 계수 a가 0이면 아무리 정보가 입력되어도 그 사람의 행동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계수 a가 무한대라면 그에 관한 정보나 신념이 그 사람에게는 절대적인 진리로 작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일원론과 원리주의자가 생겨나는 이유입니다. 계수 a에 따라 같은 정보(입력)라도 사람마다 다른 결과(출력)를 낳는다면, 과연 우리가 믿는 객관적인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 바보의 벽이 생기는 이유와 특징

바보의 벽에 갇힌 사람들은 특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요로 다케시가 지적한 바보의 벽을 가진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완전히 이해했다고 착각함: 바보의 벽에 갇힌 사람들은 나름대로 들은 것에 대해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고 더 깊이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 개성을 맹신함: '자신다움'과 '독창성'을 맹신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 유일한 정답이 있다고 믿음: 모든 문제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믿으며,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은 모두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됩니다. "자신에게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보의 벽이 세워지며, 이 벽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 개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

요로 다케시는 '개성을 기르라'는 현대 사회의 통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개성을 기르라는 것은 기만"이라고 단언합니다. 세상의 성공자들이 개성을 키워서 성공했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개성이란 본래 다른 사람과 다른 부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할 때 갑자기 슬퍼하거나, 슬픈 상황에서 웃는 것도 일종의 개성이지만,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개성'은 사실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 뇌의 구조와 바보의 벽의 관계

요로 다케시는 인간의 뇌를 계산기 같은 입출력 장치로 비유합니다. 뇌는 신경세포와 글리아,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며, 뇌의 크기나 주름의 양과 지능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뇌의 작용은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신경세포가 흥분하느냐 아니냐의 두 가지 상태로만 작동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신경세포 흥분의 속도는 거의 음속에 가까우나, 이것이 뇌의 회전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천재성이란 일반적인 사고 과정의 중간 단계를 생략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합니다.

📍 바보의 벽 극복 방법

바보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요로 다케시는 공자의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夕死可矣)"라는 말을 인용하며, 진정한 배움의 자세를 강조합니다.

 

"안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암 선고를 받은 후 세상이 달라 보이듯, 진정으로 무언가를 알게 되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뀐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절대적인 원리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바로 '바보의 벽'을 조장하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 현대사회와 바보의 벽

요로 다케시는 도시화된 현대 사회를 이미 뇌화(腦化)된 사회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의식 중심, 정보 중심 사회를 의미하며, 이런 사회에서는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정보로 규정한다고 지적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바보의 벽이 두꺼워지고 높아질수록 사회 갈등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됩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각각 다른 벽 안에 갇혀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해집니다. 이것이 지구촌에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이유이며, 종교 간 갈등, 세대 간 대립, 정치적 양극화 등 모든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종교와 일원론에 대한 비판

요로 다케시는 일원론적 사고방식이 바보의 벽을 강화한다고 비판합니다. "일원론에 일단 걸려들었다 하면, 강건한 벽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고 말하며, 이러한 상태가 편안해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선 사람을 볼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일신교 신자들의 배타성에 대해 언급하며, "일신교 사람들은 '저 사람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것들은 악마다'라고 규정해 제거하려 한다"고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그는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든 것이 종교라고 주장하며, 특히 일원론적 종교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결론: 바보의 벽을 넘어서기 위하여

요로 다케시의 '바보의 벽'은 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넘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지, 인간 사회의 갈등이 어디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바보의 벽 안에서 사는 것은 안락하고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벽을 세워두면 자신을 비롯하여 위기에 처했을 때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공고해 보이는 바보의 벽은 외부 위험에서 자신을 지켜줄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새로운 기회를 놓치고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입니다.

 

벽을 허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삶의 방향과 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요로 다케시의 '바보의 벽'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벽을 인식하고 이를 넘어서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값진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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