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소설가 김영하가 6년 만에 신작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습니다.
여행의 이유』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이 책은 유료 이메일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가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김영하의 신작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탐색해보겠습니다.
『단 한 번의 삶』은 김영하가 2024년 3월부터 8월까지 유료 뉴스레터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들을 대폭 수정하고 다듬어 엮은 책입니다. 원래 '인생 사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지만, 작가는 "인생에 대해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제목을 '단 한 번의 삶'으로 바꿨습니다. 이 제목 변경에는 작가의 겸손함과 함께 인생의 유일무이한 특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산문집은 총 14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회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책의 첫 문장 "인생은 일회용으로 주어진다"에서부터 삶의 일회성과 불가역성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시작됩니다.
◼️ 가족사와 기억의 재구성
책은 어머니의 장례식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소에서 작가는 평생 자신의 결혼 전 삶을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던 어머니가 젊은 시절 여군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가장 가까운 가족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아버지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학교에 보내주지 않는 환경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 군인이 된 아버지는 글씨를 잘 써야 성공한다며 작가에게 우물 정(井)자를 하루 천 번씩 쓰게 했지만, 결국 작가는 글씨를 멋지게 쓰지 못하고 작가가 된 뒤에도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게 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기대와 실망의 순환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 삶에 대한 철학적 고찰
김영하는 이 책에서 인생을 하나의 곡선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성공과 실패, 사랑과 상실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인생은 단선적이지 않습니다. 작가는 "지금 이 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것과 스스로 결정한 것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유일무이한 칵테일이며 내가 바로 이 인생 칵테일의 제조자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 삶을 잘 완성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도 담고 있습니다. "예전엔 무엇이든 숨김없이 터놓고 나누는 사이가 가장 이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뭐든 다 꺼내는 것보다는 어떤 건 마음속에 묻어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다"라는 구절은 인간관계의 미묘한 균형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드러냅니다.

🔰 작가 김영하에 대하여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난 김영하는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습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95년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문학계에 데뷔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빛의 제국』, 『검은 꽃』 등이 있으며,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방송 활동과 강연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 책의 주요 메시지
『단 한 번의 삶』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삶의 일회성 인식
인생은 일회용으로 주어지며, 동일한 삶을 다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인식이 우리 삶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 자기 삶에 대한 책임
"나에게는 이 삶을 잘 완성할 책임이 있다"라는 구절처럼,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의 책임을 가집니다.
◼️ 불확실성의 수용
미래는 불확실하며, 오직 죽음만이 확실한 미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불안을 낳지만,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삶의 일부입니다.
◼️ 관계의 깊이
모든 관계에서 완전한 공개가 항상 이상적인 것은 아니며, 때로는 적절한 거리와 비밀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도 우리는 완전히 알 수 없습니다.
◼️ 고독의 가치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고독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상태다."라는 문장처럼, 진정한 고독은 자신을 만나고 이해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 독자들의 반응과 위치
『단 한 번의 삶』은 출간 이후 큰 호응을 얻어 3월 마지막 주와 4월 첫째 주에 2주 연속으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김영하의 담백하고 직관적인 문체와 성찰적인 내용에 깊은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한 독자는 "『단 한 번의 삶』은 지친 날보다 '그냥 멍한 날'에 읽기 좋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날, 그냥 가만히 앉아 있고 싶은 날. 그럴 때 이 책을 펼치면, 조용히 말 걸어주는 문장이 있다"라고 평했습니다.
🔰 결론
김영하의 『단 한 번의 삶』은 단순한 자전적 에세이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유일성과 불완전함, 그리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누구나 한 번은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나는 어떻게 내가 되었는가"와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화려한 언어로 위로나 격려를 건네지 않습니다. 대신 담담하고 솔직한 문장으로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풀어내며, 그 과정에서 독자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진정한 가치일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드려요!!!
-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싶은 사람
- 김영하의 담백한 문체와 섬세한 통찰을 좋아하는 독자
- 복잡한 가족관계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단 한 번뿐인 삶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살고 싶은 모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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