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샤워젤의 향기와 톡 쏘는 소다수의 청량함을 연상시키는 제목처럼, 고선경 시인의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는 현대 청년세대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집입니다.
"쓰러진 풍경을 사랑하는 게 우리의 재능이지"라는 시구처럼,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능청스러운 유머와 함께 전달합니다.
이 시집은 출간 직후부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문단의 새로운 목소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선경 시인 소개
고선경 시인은 1997년생으로,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럭키슈퍼'로 당선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에서 현대시를 전공하고 있는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했으며,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인을 꿈꿔왔습니다.
"유희하고 유희 되는 것으로 존재하자는 게 문학에 관한 유일한 철학이다"라고 말한 시인은 문학이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ENFJ 성격유형인 그는 자신의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길 바라며 1년 동안 성실하게 쓴 시를 모아 문학상에 투고했다고 합니다.
그의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는 문학동네시인선 202번으로 출간되었으며, 2025년에는 두 번째 시집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과 첫 산문집 출간도 예정되어 있어 문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시집의 구성과 특징
『샤워젤과 소다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여름 오후의 슬러시', 2부 '소다맛 설탕맛 돌고래맛 혼잣말', 3부 '진짜로 끝나버렸어 여름!'입니다. 이러한 제목만으로도 여름의 청량함과 시원함을 연상케 하는 시집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시인은 자신의 시집을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여름 축제 같은 시집"이라고 소개하며, "불꽃놀이가 끝난 뒤의 기분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 기분 속에서 소다수의 기포 같은 웃음을 건져 올리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설명처럼 시집은 한편으로는 화려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다른 한편으로는 축제가 끝난 후의 쓸쓸함과 공허함도 함께 담아냅니다.
주요 시편 분석
시집에는 다양한 일상적 소재를 다룬 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방과후 우리의 발생'에서는 학창시절의 우정과 성장통을 그리고 있으며, "초록 속에서 우리는 보글보글 끓었다"와 같은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 청춘의 열정과 혼란을 표현합니다. '토마토 젤리'에서는 "소다맛 설탕맛 돌고래맛 혼잣말"이라는 독특한 표현으로 일상의 감각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특히 시집의 제목 작품인 '샤워젤과 소다수'는 "한바탕 울고 난 다음의 기분"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시인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시인은 "기쁠 때도 울고 슬플 때도 우는 울보"라고 자신을 표현하며, 샤워젤과 소다수라는 두 오브제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일상을 환기시키는 것들"이라고 설명합니다.
시집의 메시지와 사회적 의미
이 시집은 단순한 청춘의 기록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체념과 무기력만 남은 듯한 세상에 희망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자신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는 청년 세대"를 그리는 시집으로서, 고단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돈이 많았으면 좋겠지"라는 시에서는 "단잠에 빠졌다가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 그런 걸 소망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내 주변엔 많다"며 현실의 무게에 지친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손가락 위에서 달콤하게 빛나는 / 내일이라는 약속"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잃지 않습니다.
시인은 "세상이 엉망진창이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현실은 누구에게나 녹록지 않잖아요. 하지만 '원래 그런 거야' 하며 체념하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시를 쓰며 그런 말에 저항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시를 통한 저항과 희망의 의지를 드러냅니다.
문학적 의의와 평가
고선경 시인은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당시부터 이문재, 정끝별 시인으로부터 "넘치는 시적 패기"로 써나갈 시의 힘이 기대된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의 시집은 발매 후 한 달 내에 중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독자들로부터 "시집도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MZ라는 말로 고선경 작가를 담기에는 너무 협소하다"와 같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독자들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일상 속 찌릿함을 느낄 수 있는 시집", "톡쏘는듯한 상큼한 언어는 시를 아껴읽고 싶게 한다"와 같은 리뷰를 남기며 시집의 감각적인 언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고선경 시인의 작품은 "텍스트힙의 선두주자"로 평가받으며, 현대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그의 시집은 고전적인 시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여 젊은 세대에게 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론: 청춘의 희망과 유머를 담은 목소리
『샤워젤과 소다수』는 체념하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담은 시집입니다. 시인은 "필터 없는 카메라와 에코 없는 마이크처럼" 청년의 일상을 날것 그대로 포착하면서도, 자조적인 유머로 상황을 비틀고 현실의 무게를 정확히 대면하는 패기를 보여줍니다.
시인은 인터뷰에서 "유머는 우리를 삶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웃음이 가진 에너지는 정직하고 건강하다고 믿고요."라고 말하며 유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유머와 함께 "세상은 엉망진창이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고 환대하고 사랑할 수 있는 놀라움의 연속"이라고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을 잃지 않습니다.
이처럼 『샤워젤과 소다수』는 단순한 시집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과 고민, 그리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을 담아낸 중요한 문학적 증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선경 시인의 첫 시집을 통해 우리는 쓰러진 풍경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발견하는 재능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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